몰타어의 경우 가장 핵심적인 기본적 단어들과 문법 그 자체는 완전 아랍어인데(참고로 몰타어는 라틴문자를 쓰며 한번도 아랍문자를 사용한 적은 없음) 그 이외의 고차원적인? 단어들은 이탈리아(최근에는 영국)로부터의 차용어들로 채워지는 기묘한 상태라는 거야
그러니까 이탈리아 관광객이 몰타에 오게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냐면 '나는 집에서 저녁을 먹어요' 같은 기본적인 몰타어는 전혀 이해하지를 못하지만 반면 몰타어로 된 신문을 보면 신문 제목에 있는 단어들로 대충 그 신문 제목이 뜻하는 바는 얼추 쉽게 짐작하는 등의 상당히 이상한 상황이 온다는거지
혹은 몰타라는 나라의 역사적 배경을 전혀 모르는 아랍인들이 방문할 경우,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문화적 충격을 받는다고도 하지
'아, 이 몰타라는 나라에서 우리 아랍어를 모국어로 쓰는구나!' 라고 이렇게
근데 몰타의 역사라는 것이, 이슬람의 몰타 점령 이후 노르만에 의한 해방, 스페인의 지배, 로도스 기사단의 지배, 몰타기사단의 근거지, 그리고 근세 이후 영국령이었던 시절 그리고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여기에서 한 가지 1000년 이상 지속되었던 강렬한 흐름이 뭐였냐면(특히 언어와 관련하여)
몰타어의 가장 깊은 핵심부에 자리잡은 아랍적인 것은 애써 무시되고 의도적으로 과소 평가된 반면,
언어 외관에 씌워져있는 이탈리아 로만스적인 부분은 늘 한결같이 강조되고 찬사를 받고 과장되게 포장되었다는 거야
그래서 몰타의 경우 이슬람 지배에서 벗어나서 이후 1930년대까지 공식적인 공용어(및 학교의 언어)는 늘 언제나 이탈리아어였고(1930년대에 와서야 몰타인의 모국어인 몰타어가 비로소 국어로 지정되게 됨) 막상 자기들 모국어인 몰타어는 저급하고 천한 언어로 취급되었다 이거지
그래서 막상 몰타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기 시작한 것도 겨우 19세기 중반 이후에 들어오면서 부터야